Chapter 37

하늘에서 종을 택할 때 그 종의 행동반경(行動半徑)에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 테두리를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다면 동기 여하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눈 밖에 나게 됩니다. 따라서 그것으로 하나님의 지시는 끊어집니다. 그러니 일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합니다.

이것은 백성들이 하나님을 섬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 생각을 앞세워 ‘이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겠지’ 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나님을 공경해서는 안 됩니다.

이스라엘의 왕 아합이 이방 여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바알 신을 섬기게 된 동기도 인간의 생각으로는 그럴싸합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법과 바알 신을 섬기는 제사법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사랑하는 아내 이세벨의 꼬임에 쉽사리 넘어갔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섬기건 바알 신을 섬기건 그게 그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아합은 입술로는 하나님을 부르짖으면서 바알 신을 섬겼던 것입니다. 임금이 이 모양인데다가 이세벨이 권력과 금력을 동원하여 매수공작을 벌이는 바람에 많은 제사장들이 차츰 개종하게 되고, 백성들도 호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늘에서는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 이때 부름을 받은 하나님의 종이 엘리야였습니다.(왕상21:29 참조) 아합의 범죄는 하나님의 역사를 비뚤게 인도한 데 있습니다. 그가 차라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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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

님을 부정했던들, 그 죄는 자기 자신에게만 국한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가당찮게 하나님을 바알에게 접붙여 많은 사람을 곁길로 인도하는 큰 범죄를 저질렀던 것입니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동기에서 엄청난 결과를 빚어내는 것이 마귀의 수법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사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종들이 실패하는 원인이 여기 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잘 나가다가도 뒤끝이 좋지 않은 것이 상례인데, 이것은 인간의 생각을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즉 처음에는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여건이 나아지면 자기 마음대로 각본을 짜기 시작하여 하나님의 눈 밖에 나게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다윗이나 솔로몬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자기 명령 하나면 안 되는 일이 없게 되자, 자기 생각을 앞세워 행동하려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종이 빠지기 쉬운 커다란 함정의 하나입니다.

앞선 하나님의 역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출발은 화려했으나, 말로는 비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가 주의 종으로서 제일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인간은 환경의 아들이라는 말도 있지만, 하나님에 대한 태도만은 자기의 처지와 형편에 따라 변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나는 오랫동안 교역자 생활을 하다가 한동안 세상일을 하였으나, 믿음 하나만은 추호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연예계에 발을 적셨을 때에도 한결같이 하나님을 공경했습니다. 예컨대 담배 한 가치, 맥주 한 모금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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