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모습이 현재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변모되었습니다. 아담, 하와가 에덴동산을 쫓겨날 때 이미 그 모습이 그와 같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 후로 우리 인간은 이를테면 하나님과 마귀의 혼혈아가 된 셈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하나님도 아니고 마귀도 아닌, 중간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과 마귀는 인간에 대해 각자의 지배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하나님과 마귀 중에서 어느 한 쪽을 택할 자유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과 마귀가 인간을 중간에 두고 서로 자기편으로 이끌려고 하며, 또 이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됨됨이 그 어느 쪽에도 쏠릴 수 있는 이런 양면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간은 하나님과 마귀에게 동시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양자 사이에 인간을 서로 자기편으로 이끌기 위한 싸움이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인간은 하나님과 마귀의 중간에 끼어 부대낄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히 하나님 편에 속해 있거나, 완전히 마귀의 편에 속해 있으면 마귀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건드려 봐야 소용이 없고, 후자의 경우에는 건드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 위기에 놓여 있는 자, 즉 의심을 하여 신앙이 흔들리는 자는 마귀가 곧잘 덤벼듭니다. 이들은 마귀에게 좋은 미끼를 던져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 마귀가 제일 극성을 떠는 것은 밤 열두 시와 세 시 사이입니다. 그리하여 마귀는 잠든 상대방에게 직접 덤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