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6

섭리 가운데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을 교체시킬 경우에 그렇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당신의 기름을 부은 종이 설사 나중에 합당치 못한 점이 드러나 불가불 교체하더라도, 여간 신중을 기하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욕이 당신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교체라 하더라도, 가령 모세와 여호수아의 경우처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사울과 다윗의 경우처럼 한쪽이 버티면 하나님도 자연히 신경을 쓰시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이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다윗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기름을 부었을 때 사울은 다윗을 눈에 가시처럼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울이 가장 신경 쓰이는 상대가 다윗이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울로서는 왕위를 고수하느냐, 왕위에서 밀려나느냐 하는 중대한 문제를 다윗이 좌우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인간이 가로막는다고 해서 안 될 리가 없지만, 일단 당신의 소중한 진액을 부은 이상, 명예에 전혀 무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 하나님은 함부로 종을 갈아치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을 쓰실 때에는 언제나 언약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사울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즉 하나님은 사울을 40년 동안 임금으로 들어 쓰시기로 작정하시고 사울과도 그런 언약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그렇게 못마땅하게 여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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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

서도 40년 동안 왕좌에 앉혀 두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 언약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울은 이 기간 동안 임금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스려 왔습니다. 즉 하나님은 언약을 지키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기간이 차면 본격적으로 손을 쓰게 됩니다. 사울의 경우는 이방인 블레셋 군의 손에 붙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름 부음으로 말미암아 특별한 은총과 보호를 받아오던 자로서 이보다 더 큰 비극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사울은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불명예를 면하기 위해 몸소 자기 칼 위에 엎드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입니다.

한편 다윗은 사울이 자기를 원수로 여겨 죽여 버리려고 했을 때 몸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두 번이나 사울을 해칠 기회가 있었어도 살려 주었습니다.(삼상24:4, 26:21)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과 다투어 하나님께 누가 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했으니, 그런 의미에서 불민한 사람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다윗은 은인자중 하면서 오랜 시일에 걸쳐 사울이 저지른 실수를 서서히 회복해 갔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역사도 사울과 다윗의 경우와 비슷합니다. 일찍이 여러분의 대다수가 몸담았던 앞선 역사에 대해 지금 하나님께서는 무척 염려하고 계십니다. 당신께서 세워서 특별히 크신 은총을 베푼 그 역사가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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