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7

27. 하나님의 역사와 하나님의 종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하늘에서 이룬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시기 위해 당신의 종들을 내세워 역사하십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아브라함을 종으로 택하신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들이 활약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자기의 사명을 완수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으며, 또 하나님께서 형편에 따라 종을 교체하여 한동안 말썽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하나님의 역사 자체는 아무 변동이 없이 줄곧 지속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말썽이 생길까요? 이런 부작용은 물론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생기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종이 ‘자기’를 내세울 때 한동안 알력이 일어나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이것은 조만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며, 또 그래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성경에서 심심찮게 구경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를 베드로와 바울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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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서는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으나 오늘은 좀 더 그 내막을 깊이 캐보려고 합니다.

베드로는 무식한 어부기는 하지만, 그 인간됨이 주님의 수제자감으로서 별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는 세례 요한으로부터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주님의 부름을 받아 가까이 따르게 되었으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주님이 구세주로 모시기에는 너무나 행색이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주님이 십자가를 지는 것을 막기도 하고, 주를 따르는 대가가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자고로 쓸 만한 그릇들에게는 그런 계산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베드로는 영도력이 있고 성격이 괄괄하며 매사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는 한편 주님에 대한 충성심이 누구보다도 강하여 주님을 해치려는 자의 귀를 칼로 쳐서 떨어뜨리고, 변화산상에서 주님과 함께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를 보고 초막을 지어 모실 것을 제의했으며,(마17:3) 주님이 붙잡혀 끌려가자 다른 제자들은 다 도망쳤으나 대제사장의 집까지 쫓아갔던 것입니다. 그는 또 솔직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라, 이 제사장의 집 뜰에서 세 번 주님을 부인하고 나서 자기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바울이 옳다고 생각되자 그를 인정하기에 결코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베드로이므로 주님도 그를 수제자로 삼고 여러 모로 아껴 주었습니다. 그는 사도 요한이 주님의 사랑을 받은 것과는 처지가 다릅니다. 즉 베드로는 주님에게 그만큼 헌신했기 때문에 사랑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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