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2:11) 여호와께서 긴급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어물어물하다가는 무슨 이변(異變)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무교병이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가리킵니다. 여차하면 일시에 뛰쳐나와야 할 판이니, 언제 누룩을 넣어서 빵을 부풀릴 새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직행하려면 블레셋 땅을 지나가야 하며, 그렇게 되면 반드시 이들과 한바탕 큰 싸움이 벌어질 판이라, 하나님은 혹시 당신의 백성들이 겁을 먹고 애굽으로 되돌아갈까봐 모세에게 방향을 바꾸어 홍해에 이르는 광야로 인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까지 인도해 놓고는,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여 당신의 선민들을 뒤쫓아 쳐들어가게 했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모세가 괜히 진로를 바꾸어 자기들을 욕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앞길은 바다로 가로막히고 등 뒤에는 바로의 애굽 군사가 쳐들어오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여호와의 깊은 계략이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즉 여호와께서는 홍해를 갈라 이런 진퇴유곡의 곤경을 무난히 벗어나게 하는 권능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 주어, 당신이 같이 하신다는 산 증거를 제시해서 그들로 하여금 당신을 온전히 믿고 따르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의 이러한 기대를 고스란히 저버렸습니다. 즉 조금만 괴로워도 하나님의 사람 모세를 원망하였고, 또 우상을 섬기는 난리를 부렸던 것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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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

다. 그들이 40년 동안이나 광야를 헤맨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흙에 묻히게 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압제에서 놓여나게 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 날부터 한 주일 동안 ‘무교절’이라 해서 무교병을 먹게 하였습니다. 명절이란 으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보내는 날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에겐 유월절은 맛없는 음식을 먹고 괴롭게 보내야 하는, 달갑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호와께서는 이 유월절에 이스라엘 백성의 장자를 비롯하여 모든 가축의 첫 새끼에 이르기까지 당신에게 모두 바치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당신이 한 일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하나의 의식으로, 장자를 죽여서 하나님께 제물로 바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유월절이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여호와께 일종의 세금을 바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방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규례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접어들어 그 은혜 아래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만 이 규례에 묶여 구속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구속이 아니라 은혜의 멍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육적으로 역사하시던 구약 시대의 일이지만, 신약 시대에 접어들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영적으로 역사하시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택하신 육적인 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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