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

18. 섭리와 경륜

하나님의 역사는 대체로 인간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택할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대에 인품이 제일 고결하고 학식이 많아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인격자를 당신의 종으로 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하나님께서 들어 쓰신 역대의 종들은 그렇지 않고 대체로 평범한 사람들이었으며, 때로는 당신의 적대자까지도 등용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광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신 목적 자체이기도 합니다.(사43:7) 하나님께서 인간이 인간의 존경(영광)을 받는 것을 싫어하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아담, 하와가 죄진 이후의 인간은 도저히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죄 덩어리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당대의 훌륭한 인격자라는 사람을 당신의 종으로 등용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람들이 그의 고귀한 언동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장본인에게서 우러난 것으로 알고, 그를 더욱 존경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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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

만큼 더 가려질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택하실 때 가장 꺼리는 일입니다.

바울은 극(極)에서 극으로 간 사람으로, 예수를 믿는 자를 잡아 죽이는 데 앞장섰을 때 주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나는 바울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나는 사람을 죽이기는커녕 소송 한 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바울은 주님 앞에 내놓을 것이라고는 죄와 부끄러움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바울의 말이 사람들에게 먹혀 들어갈 리가 없습니다. 분명히 주님의 부름을 받기는 받았는데, 사람들은 그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께서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서 왜 하필 바울 같은 놈을 들어 쓰시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역설하였습니다.

“이스라엘에게서 난 그들이 다 이스라엘이 아니요, 또한 아브라함의 씨가 다 그 자녀가 아니라. 오직 ‘이삭으로부터 난 자라야 네 씨라 칭하리라.’ 하셨으니.”(롬9:6-7)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네 자손이 하늘의 별들처럼 땅의 모래알같이 많이 퍼져 번성할 것이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이 언약을 철석같이 믿고, 앞으로 아내가 자식을 무더기로 낳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 봐도 아내 사라는 태기가 전혀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물론 사라도 하나님께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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