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울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기생의 몸으로 많은 사나이를 가까이하였으나, 그들은 저마다 자기의 육신을 일시적으로 향락하면 그만이었으므로, 주님이 인격적으로 그녀를 크게 압도해 버렸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주님을 영적으로는 잘 알지 못하고, 다만 그 인격과 정(情)에 끌려 따랐을 뿐입니다.(마26:32 참조) 주께서는 생전에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하였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하에 어디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인이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라.”(마26:13)

하나님의 아들이 일개 기생을 위해 이렇게 말씀했다면 그녀가 어떤 여자이며, 주의 사업에 얼마나 공이 컸던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사실 막달라 마리아는 주님의 재정적인 후견인(後見人)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님의 전도 활동에 많은 뒷바라지를 해 드렸습니다.(눅8:2) 그리하여 자연히 막달라 마리아의 발언권이 커지자 제자들은 이러한 그녀를 속으로 은근히 시기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이 그녀의 오라비 나사로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살리기 위해 제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먼 길을 걸어서 나사로가 있는 베다니로 찾아간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요11:11)

성경에 보면 한 여인이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사건이 나옵니다. 그녀는 주님을 정면으로 대하지 못하고 향유를 담은 옥합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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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지고 와서 예수의 뒤로 그 발 곁에 서서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향유를 부었습니다.(눅7:38) 당신의 발에 값진 향유를 붓는 것을 묵인하는 주님을 옆에서 바라보던 바리새인은 속으로 ‘이 분이 정말 선지자라면 자기 발을 만지는 여자가 얼마나 천한 사람인지 알고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할 텐데, 그걸 모르는 것을 보니 선지자도 아무것도 아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눅7:39) 여기서 이 여인이 기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의 태도는 어떠합니까? 주님을 떠보기 위해 선지자 ―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 라는 명목으로 초대한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 바탕이 이러니, 어떻게 은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에게는 은혜가 가지 않습니다.

주님은 이런 초대에 마지못해 응하기는 했지만, 유쾌할 리가 만무합니다. 주님은 저들의 심정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바리새인 시몬에게, 많은 빚을 탕감 받은 자가 더욱 고맙게 여긴다는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저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저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눅7:47) 이 경우에 바리새인들이 천하게 여기는 이 기생의 죄는 사해진 반면에 바리새인들은 영원히 지옥 불을 면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이 시몬은 아마 마음속으로 주님과 기생의 거동을 몹시 쑥스럽게 여겼던 모양입니다. 이런 그에게 주께서는 사랑을 앞세워 여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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