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

신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새 것(자유율법)을 들고 오셨으니 낡은 것(모세율법)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모세의 율법을 그대로 두고 자유의 율법을 선포하는 날이면 속된 말로 비빔밥이 되어 혼란만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합니다. 그러니 주께서 환영을 받을 리가 만무합니다.

율법을 바꾸는 일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더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율법주의자들의 안목으로 보면 주님의 가르침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모세의 율법을 무시하니,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당신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너무 요란하면 “내가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더 온전케 하러 왔다.”(마5:17)고 설명하시기도 했습니다. 하긴 자유의 율법은 모세의 율법보다 온전한 것이니, 주님의 이 말씀은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의 배후에는 그런 쓰라린 사연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율법이 세례 요한 때까지라고 말씀하였습니다.(눅16:16)

여러분은 당시의 바리새인이나 서기관들이 딱하게 생각됩니까? 여러분들이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만큼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 매어 있으며, 세상에 매어 있는 한 영의 것을 알기 어려운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라면 안 그럴 텐데….’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는 양의 문이라. 나보다 먼저 온 자는 절도요, 강도니….”(요10:8) 이것도 주께서 율법을 치는 말씀입

274 에덴의 메아리4권
Chapter 33

니다. 아마도 그때 여러분도 옆에서 이 설교를 들었다면, ‘우리 주께서 지나친 말씀을 하시는구나! 왜 구태여 바리새인들을 자극하는 언사를 쓰실까?’ 하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생전에 겨우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만 강력히 증거하고 승천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메시아라는 것을 여러 제자들 중에서 맨 먼저 시인했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흐뭇한 마음으로 베드로에게 천국열쇠를 맡겼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는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극히 당연하고 간단한 사실을 당시의 사람들은 그만큼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치 못하리라.”(요16:12) 그래서 주님은 하고 싶은 말씀을 거의 다 뒤로 미루었습니다. ‘할례 폐지론’ 같은 것도 생전에는 변죽만 울리고 나중에 바울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외치게 했던 것입니다. 바울이 활약할 무렵에는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수만 명에 이르렀으므로 말이 먹혀 들어갔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은 모세의 율법, 그리고 할례를 폐지시켰습니다. 그러나 사정만 허락했던들 이것은 주께서 직접 하시고자 했던 일입니다. 그것을 바울이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울은 성경 말씀대로 주님보다 더 큰일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요14:12) 하나님의 아들도 자기를 인정해 주는 자가 적으면 맥을 못 썼던 것입니다. 그래서 믿고 따르는 수가 많아야 하는 것입니다.

에덴의 메아리4권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