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

활자화(活字化)된 세 권의 설교집이 입증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가 이 단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이보다 더 자상히 가르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은혜 가운데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육에 매인 몸이라, 내가 한껏 영의 세계에 대하여 말씀드려도 얼른 실감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으며, 바울 때에도 그랬습니다. 다행히 여러분은 거의가 일찍이 큰 성령의 은사를 받은 연고로 ‘듣는 귀’가 있어 어느 정도 내 말이 수긍이 가니까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별로 하지 못하고 주님의 경우처럼 비유로 귀띔이나 하다가 외톨이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기야 주의 종 치고 외톨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내가 가는 길이 남달리 고독한 것은 맡은 바 사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만 음으로 양으로 주님과 사귀는 것을 낙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또 그것으로 만족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로 감각에 의지하여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실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활동 무대는 한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주께서 때때로 신기한 이적을 베풀어 당신의 살아 계신 증거를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알게 한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영의 세계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흔히 무슨 동화와 같은 것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얼른 마음에 새겨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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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9

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세상 것 제쳐놓고 주와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이것은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결코 일조일석에 되지 않습니다. 은혜줄을 잡았다가는 놓치고, 놓쳤다가는 다시 잡고 하는 긴 연단 속에서 비로소 믿음이 반석 위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십자가를 튼튼히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일종의 전쟁으로, 오늘날 영적인 세 단계(불, 생수, 이슬)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은혜가 끊이지 않고, 언제나 줄곧 연결되기까지는 실로 저 백마고지(白馬高地)를 뺐고 빼앗기는 혈전(血戰)을 방불케 하는 무수한 고난을 거듭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은혜가 끊이지 않기까지 사생결단을 내려는 심정으로, 때로는 얼굴을 땅바닥에 비벼 대면서 주님께 울부짖고, 때로는 소나무 가지를 휘어잡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은혜는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노력과 은혜가 정비례한다는 말은 물론 아닙니다. 나는 다만 믿음을 제대로 가꾸어 나가려면 응분의 노력과 매달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더구나 이곳 에덴성회에는 마귀가 유난히 극성을 떨고 있으므로 누가 언제 사로잡힐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일찍이 많은 주의 종들은 각자 맡은 사명이 어느 특정한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집을 짓는 것을 예로 든다면, 마루를 놓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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