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9

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난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가난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이 우리의 재산입니다. 행복과 불행은 본인의 주관적(主觀的)인 느낌입니다. 우리에게 믿음만 있으면 설사 육적으로 가난하더라도 그것을 가난으로 느끼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흡족하게 생각하여 감사하게 됩니다. 가난을 느끼지 않는데 가난이 있을 수 없고, 흡족하게 여기는데 부유함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말의 유희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습니다.

한편 믿음이 있으면 육적으로 찢어지게 가난할 수 없습니다. 주께서 주시기 때문입니다.(요삼1:2) 그러므로 주님도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 말라.”(마6:25)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주께서 먹을 것을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열심히 믿었는데 굶어 죽었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주님이 가짜거나 믿음 자체가 가짜입니다. 믿음이 있으면 영적으로 부유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육적으로도 궁하지 않습니다. 또 여기까지 이르러야 엄밀히 말해 믿음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믿음 가운데 일용할 양식도 얻고, 성전도 세우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성전 하나 짓더라도 주께서 참으로 당신의 몸으로 간주할진대, 없는 사람들끼리 호주머니를 털어서 세우기를 하나님은 바라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를 못살게 들볶는 하나님이냐? 그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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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

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시지 않습니다. 모세에게 성전을 지으라고 지시했을 때에는 당시의 여건을 감안하여 백성들이 지나친 짐을 지고 허덕이는 폐단이 없도록 했으며, 다윗에게 성전을 지으라고 지시했을 때에도 당시의 처지를 참작했던 것입니다. 그 성전은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억 불에 해당되는 호화찬란한 건물이었으나, 이런 성전을 지을 마련은 다윗이 일국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을 때이므로 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떠맡기는 그런 하나님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따를 수 있습니까? 앞뒤를 두루 살피시는 자상하신 하나님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신의 일에 힘과 정성을 기울이면 하나님께서 조만간 갚아 주시거나 길을 열어 주십니다.(말3:10, 빌4:19 참조)

(3) 질그릇 속의 보석

세상은 완악할 대로 완악하여 깊은 진리일수록 외면하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6천 년을 통틀어 우리의 역사만큼 어려운 적이 없었습니다. 구약 시대에 무지무지하게 고생한 예레미야의 유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직접 하늘의 도를 가르쳐 하나님께 인도한 백성의 수는 마가의 다락방에 함께 모인 120명에 불과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란 이렇게 힘든 것입니다. 그 후 베드로는 성령을 힘입어 한동안 크게 활약했지만, 그 뒤를 이어 하나님의 새로운 율법을 편 바울은 이만저만 고전했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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