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늘 당신네들처럼 하나님을 열심히 섬기던 사람입니다.”(행22:3) 말하자면 그는 학식이나 신앙에 있어서 남에게 본이 될 만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앞날이 촉망되는 젊은이로 명예도 지위도 약속된, 이를테면 순탄한 출세가도(出世街道)를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그가 원한다면 처자식 거느리고 유명한 감독이나 율법사쯤 되어 평안히 잘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에게 먹고 입을 걱정이 따를 리 없고, 그가 시험 같은 것으로 시달릴 까닭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그가 주님의 특별한 사도로 부름을 받아 하루아침에 주를 증거하는 새 일꾼으로 전향하게 되자, 한 번도 편한 잠을 자보지 못할 정도로 들볶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말을 빌면, ‘수고를 넘치도록’ 했던 것입니다.(고후11:23)

그는 감옥에 무상출입을 했으며, 오늘날 우리가 성경에서 읽는 그의 서신들 중 몇은 이 감옥에서 썼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번 곤장을 맞았으며, “도적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거짓 형제의 위험 가운데서 헐벗고 굶주리며, 떨며 늘 교회를 위해 염려”(고후11:26-28)했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다 감당키 어려운 시험이었습니다. 그는 실로 이러한 연단 속에서 “정금(精金)보다 희귀하게 되어”(사13:12) 자기 갈 길을 다 달려갔던 것입니다.(딤후4:7)

그는 이상 중에 하나님 앞에 불려간 영광을 차지한 사실을 14년 후에 이렇게 발설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116 에덴의 메아리4권
Chapter 12

아노니, 14년 전에 그가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시느니라.) 내가 이런 사람을 아노니.”(고후12:2) 바울은 여기서 자기가 겪은 일을 제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의심할까봐 되도록 간접적으로 돌려서 표시한 것입니다.

여기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요컨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뜻입니다. ‘그가’에서 그는 바울의 육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혼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혼이 몸 안에 있었으면 산 것이고, 몸 밖에 있었으면 죽은 것입니다. 이때의 바울은 주님이 성령에 이끌려 시험을 당했을 때와 방불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즉 바울의 몸은 땅에 있고, 혼이 둥둥 떠서 하나님 앞에 가게 됩니다. 바울은 이 일을 무슨 보물단지나 되는 것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몰래 가슴에 품고 있다가, 14년이 지나 자기를 따르던 양떼들의 수가 많아져 자기 말이 잘 먹혀 들어갈 때에 비로소 조심스럽게 발설했던 것입니다.

바울은 이때 하늘나라를 목격하고 주님으로부터 여러 가지 가르침도 받았을 것입니다. 바울이 깊은 단계의 영적인 말씀을 많이 터뜨린 것은 이처럼 주님을 가까이하면서 여러 가지 계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고후12:2) 주의 종으로서 이상 중에 하늘나라에 가본다는 것은 가장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칫하면 자고(自高)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에게 ‘찌르는 가시’

에덴의 메아리4권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