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삼손이 죽은 후에 여호와께서는 좀 더 당신에게 큰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인물을 땅에서 물색하는 중에, 베냐민 지파에 속하는 기스의 아들 사울을 택하여 통일된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머리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기골이 장대하고 키가 커서 사람들을 어깨 아래로 거느릴 정도였습니다. 그리하여 여호와께서는 선지자 사무엘을 시켜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삼고, 블레셋 사람의 압제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건져내게 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와 비슷한 경우로 모세를 연상하게 됩니다. 이때 사울의 나이는 40세였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임금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여호와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나이도 지긋하고 천성이 뛰어난데다가 여호와의 기름부음으로 임금이 된 그였지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처신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행동하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입니다.

사울이 하나님께 범한 제일 큰 죄는 제사장을 대신해서 외람되이 자기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즉 사울이 임금이 된 지 2년 만에 3만의 블레셋 군과 싸울 때, 사무엘이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자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는 급한 나머지 손수 하나님께 번제와 화목제를 올렸으니, 이것은 하나님의 법도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설사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아서 일국의 권좌에 오른 사울이라 하더라도 제사를 드릴 권한은 없었습니다.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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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제사장이 드리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율례에 벗어난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아 주실 리가 만무합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나타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으니 …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삼상13:13-14)고 경고한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사울의 실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말렉 군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노소와 가축들까지 다 죽이라.”(삼상15:3)는 여호와의 명령을 어겨 살찐 송아지와 양은 여호와께 제물로 바치기 위해 죽이지 않고 남겨 두었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하나님에 대한 공경심이 대단한 것 같지만, 여호와의 안목으로 보면 이것은 당신의 지시를 어긴 것이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는 사울의 생각은 오히려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이와 같이 엄청난 견해 차이가 생기는 수가 있습니다. 사울은 본의는 아니나마 하나님께 불순종의 죄를 범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사울의 큰 잘못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호와께서 사울을 세워 왕으로 삼은 것을 후회한(삼상15:11) 것은 당연합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는 하나님이 후회하셨다는 말을 이상하게 여기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이 후회하시다니, 그까짓 임금 하나쯤 갈아치우면 될 게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도 그렇게 간단치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일단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우신 이상, 당신의 위신도 생각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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