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21. 인간의 생각으로 성령의 역사를 판단하지 말라

오늘날 우리는 영적으로도 육적으로도 중대한 국면(局面)에 처해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분도 많을 것이며, 또 안다고 하더라도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자다가도 눈을 뜨면 먼저 여러분을 생각합니다. ‘지금쯤 모두들 잠들어 있겠지. 무슨 꿈들을 꾸고 있을까? 아직도 세상에 매여 있는 이 어린 심령들을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주님 앞으로 인도해 가나?’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나이로 보면 내 아버지나 아저씨, 또는 어머니나 아주머니뻘 되는 분들도 많고, 목회의 경험으로 말해도 아득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 내가 감히 여러분을 ‘어린 심령’이라고 말한 것은 단상에서 젠체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두고 하는 소리입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날고 기고 해도, 미안하지만 이 손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언약 가운데 베풀어지는 주의 은혜를 받을 수 없고, 따라서 그 반열에 설 수가 없습니다.

나도 어떻게 해서 이런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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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

러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주께서 하시는 일이라 왈가왈부할 것이 못 됩니다. 마치 도끼를 든 사람이 맘대로 이리 찍고 저리 찍는 것을 보고 도끼가 군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튼, 내가 남달리 주님께 매달렸거나 똑똑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 것만은 사실입니다. 매달리기로 말하면 나보다 몇 곱절 눈물 뿌려 주님에게 매달리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며, 또 이 넓은 세상에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은 더욱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내가 믿음이 전혀 없는 건달이거나 어리석은 바보라고 구태여 위악(僞惡)을 가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니, 나도 남 못지않게 주를 뜨겁게 사모한 것으로 자부하고 싶고, 나도 세상에 나가면 남만큼은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만사를 제쳐놓고 청춘을 바쳐가며 하나님의 일을 위해 뛰어야 할 입장에 있습니다.

여러분, 내가 어디 예수 믿을 타입입니까? 그야 타입으로 예수 믿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마는. 나는 이제 사사로운 몸이 아닙니다. 좋든 싫든 주께서 시키시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선 나부터 크게 경치실 테니 어떡합니까? 그래서 내가 이 단을 지키는 것을 ‘팔자소관’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단은 주님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마치 ‘다림줄이 스룹바벨의 손에 쥐어진’(슥4:10) 격입니다. 이 은혜의 다림줄은 일찍이 수많은 선지자와 성도들이 꿈만 꾸고 구경하지 못한 채 눈을 감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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