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감동을 받기 때문이 아닙니다.

들릴라는 삼손이 사랑한 블레셋 여자입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동족인 블레셋 사람들의 앞잡이가 되어 삼손을 꼬였습니다. 즉 돈(은 1천1백 냥)에 팔려, 삼손의 초인적인 힘의 출처를 알아내어 블레셋 사람들에게 고해바치는 음모에 앞장섰던 것입니다.(삿16:6) 그리하여 들릴라는 삼손에게 어디서 그런 큰 힘이 나오느냐고 은밀히 물었습니다.

삼손은 들릴라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세 번이나 거짓말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싱싱한 칡넝쿨로 온몸을 동여매면 자기는 힘을 못 쓴다고 속였다가 금방 그 거짓말이 드러나고, 다음에는 새 밧줄로 전신을 결박하면 힘을 못 쓰게 된다고 했다가 또 거짓말이라는 것이 탄로 나고, 나중에는 자기의 머리칼을 위선에 섞어 짜면 맥을 못 쓰게 된다고 했다가 또다시 그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들릴라가 크게 화를 내고 토라지는 바람에 삼손은 한참 망설이다가, 그만 실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즉 내 머리카락이 잘리면 힘이 빠져 꼼짝 못하게 된다고 사실대로 말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삼손의 큰 실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호와의 비밀을 이방 여인에게 발설했으니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을 위주로 살지 않고 자기 본위로 행동했던 것입니다. 들릴라가 삼손을 재운 다음 그의 머리칼을 밀어 버렸더니, 하나님의 신은 삼손에게서 떠나고 삼손은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갔습니다. 삼손이 이방 기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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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

건드려도 묵인했던 여호와께서(삿16:1) 당신의 감춰진 언약을 이방 여인에게 알린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하시고자 하는 일에 큰 지장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삼손은 완전히 무장해제를 당한 포로 신세가 되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의 신이 원수 삼손을 우리 손에 붙였다.”(삿16:23)고 손뼉을 칠 만도 합니다. 하나님을 멀리하면 으레 마귀가 가까이하게 마련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을 결박하여 옥에 가두고 노리갯감으로 삼았습니다.(삿16:25) 당나귀 뼈 하나로 블레셋 사람을 천 명씩 무더기로 때려눕히던 장사가 하루아침에 손발이 묶여 저들이 두 눈알을 빼가도 꼼짝 못하다니, 이 얼마나 기가 막힐 노릇입니까? 모두가 하나님을 노엽게 한 데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삼손의 비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신도 땅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것을 가만히 보고만 계시지 않고, 조만간 손을 쓰셔야 했습니다. 잠자코 계시면 무능한 하나님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옥에 갇힌 삼손을 큰 공회당에 끌어내어 꼭두각시 다루듯이 창피를 주자 삼손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습니다. 거기에는 블레셋의 모든 방백(方伯)들과 남녀 합쳐서 지붕에만 3천 명 가량의 블레셋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것입니다. 삼손은 큰 돌기둥에 몸을 의지하고 여호와께 간구하였습니다. “하나님이시여,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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