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속여가면서 에서에게 주려는 그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우리가 언뜻 생각하면 세상에 이런 후레자식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성급한 사람은, 그럼 하나님은 인간에게 불의와 불법을 권장한단 말이냐고 항의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도리로 볼 때에는 지당한 말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의 법도와 일반 성도의 도덕 사이에 서로 부합되지 않는 일면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모르고 성경을 풀이하면 실망과 의혹이 앞서고 때로는 자기 나름의 의분 같은 것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야곱이 아버지와 형을 속인 것은 앞에서도 말한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이루어진 것입니다.(창25:23 참조) 결국 야곱은 하나님의 축복을 그만큼 귀중히 여겼다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섣불리 야곱의 흉내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는 전혀 해당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야곱의 경우는 주님 당시의 극성스러운 중풍 환자와도 다른 것입니다. 즉 주께서 병을 고쳐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입증하실 때, 주위에 사람들이 하도 많이 모여 붐비므로, 어떤 중풍환자는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지붕을 뚫고 주님 앞에 내려와 축복 받고 병을 고쳤습니다.(막2:4) 그가 남의 집 지붕을 뚫은 것은 분명히 파괴 행위이지만, 주께서는 오히려 그의 극성을 너그럽게 보아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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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고쳐주셨던 것입니다.

아무튼 야곱은 하나님을 위하는 일이라면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했습니다. 야곱만큼 하나님 제일주의로 생활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가 형 에서와 화해하러 가는 도중에, 얍복 강가에서 이상 중에 천사와 씨름하여 환도뼈가 휘도록 안간힘을 다해 이겼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창32:25) 여기에도 우리는 야곱의 ‘극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야곱은 천사와 겨뤄 이겼다 하여 이긴자, 곧 ‘이스라엘’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창33:28)

야곱의 특수한 성격의 하나는 ‘적극성’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 가운데 네 사람의 처, 첩을 통하여 아들 열둘을 낳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야곱의 경우뿐만 아니라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들이 많은 처첩을 거느리는 것을 묵인했을 뿐더러 때로는 강요하기도 했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이 바로 이런 강요된 케이스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밖에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다윗,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아무튼 여호와께서 기름을 부어 크게 들어 쓰신 일꾼은 거의 다 많은 처들을 거느렸습니다. 그리하여 어떤 분은 이런 점을 들어 기독교를 공박하고 하나님을 등지는가 하면, 한편 어떤 사람은 이것을 곡해하여 자기가 저지른 음란죄를 변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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