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러운 제사를 드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한편 하나님께서 자기의 자손으로 하여금 땅의 티끌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번성케 하리라던 언약을 상기하였습니다. ‘이삭이 죽으면 대가 끊기는데, 그렇다면 여호와의 언약은 거짓말이 되는 게 아닌가? 정말 이삭을 처참하게 불살라 죽이실까? 그럴 리가 없겠지.’ 아브라함은 이 생각 저 생각이 수없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길을 가던 이삭이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그런데 제물로 드릴 양은 어디 있어요?”
여러분, 이때 아브라함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아브라함은 시치미를 떼고 아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어린 양은 하나님께서 이미 마련해 두셨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이상 중에 보여 주신 장소에 단을 쌓고 장작을 얹은 다음, 아들을 결박하여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때 여느 자식들 같으면 아버지에게 항의하여 도망칠 테지만, 이삭은 아버지가 하는 대로 묵묵히 몸을 내맡겼습니다. 과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브라함이 눈을 딱 감고 칼을 들어 아들을 찌르려는 순간, 천사가 이를 가로막았습니다. 실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창22:12) 하나님의 사자가 말했습니다.
(2) 주님의 그림자로서의 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