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버가모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진 이가 가라사대, “네가 어디 사는 것을 내가 아노니, 거기는 사단의 위(位)가 있는 데라. 네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을 증인 안디바가 너희 가운데, 곧 사단의 거하는 곳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나를 믿는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였도다.”(2:12-13)

버가모는 소아시아의 수도로 상당히 유명하였다. 기원전 282년에 이미 셀레우씨드 왕국의 수도였으며, 후에 아탈루스 3세가 죽기 전에 자기 왕국을 로마에 합병하라는 유언에 따라, 로마는 버가모를 소아시아 지방의 수도로 삼아 왔다. 그리하여 행정적(行政的)으로는 물론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버가모는 희랍 신을 숭배하여 제우스 신전을 비롯해서 많은 신전들이 들어서고, 또한 아시아에서 로마의 가이사(황제)를 가장 잘 경배하는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진 이’란 주님을 가리키며 ‘사단의 위’란 버가모의 가이사 경배 열도가 대단한 데서 나온 말이다. 버가모는 소아시아에서 황제 경배의 중심지로, 어느 도시보다도 먼저, 즉 기원전 29년에 가이사 신을 위한 신전이 이곳에 건립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버가모 교회의 교인들에게도 가이사 숭배를 강요하여, 이들은 언제나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었다. “네가 어디 사는 것을 안다.”는 것은 이런 환경을 지칭하는 것이다.

안디바 ― 성령을 받아 신앙이 독실한 믿음의 형제로, 터툴리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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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전설에 의하면, 그는 놋쇠 가마 속에서 순교를 당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네게 두어 가지 책망을 것이 있나니, 거기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발람이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앞에 올무를 놓아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고, 또 행음하게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그러므로 회개하라, 그러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속히 임하여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2:14-16)

극히 어려운 여건 아래서 믿음을 지켜가는 버가모 교인들에 대한 책망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발람의 가르침과 니골라당의 교훈을 따르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발람은 모세 시대의 자칭 예언자로서 세상에 묻혀 사는 사람이다. 그는 모압의 딸들을 이용하여 이스라엘 사람들로 하여금 우상을 숭배하게 하고 간음을 묵인하도록 왕 발락에게 제안하였는데, 이 두 가지 범죄는 버가모 교회에 여전히 자행되었다. 그리고 니골라당의 교훈이란, 요컨대 기독교인들에게 세상 풍습과 예절을 숭상하라고 권장한 것이다. 즉, 세상을 기독교의 정결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세상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는 것이었다.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 ―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는 자들을 주님이 얼마나 미워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신앙의 곧은길을 가려는 성도들을 곁길로 오도하는 무리는 이런 하나님의 진노를 면할 길이 없다. 이들 적대 세력을 무찌르는 싸움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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