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하느냐,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지속해 나가느냐, 하는 기로에서 고민과 갈등 속에, 차라리 이 역사가 진리가 아닌 거짓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난 16년 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성경책을 꺼내어 성경구절을 찾아가며 설교 말씀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전도관에서 깨닫지 못했던, 가려진 새로운 말씀들이 한 겹, 두 겹 껍질이 벗겨지며 분명하게 풀려지니, 도저히 부인하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현재의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이 역사를 따르기에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술, 담배 먹으며 살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 이제는 어쩌다가 잘못 걸려들어 호랑이 꼬리를 잡은 신세가 되었으니,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잡고 끝까지 따라가기도 어려워, 혼자서 남모르게 괴로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사람의 눈치를 살펴보니, 내가 서울에 가는 것도 반대하지 않고, 설교집과 녹음테이프를 가지고 찾아오는 김 집사와 박 성회장을 대하는 것도 별로 싫어하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었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다가, 얼마 지나고 나서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해 보았습니다.
집사람은 그동안 16년이나 하나님을 떠났던 남편이 자기가 나가는 교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잘못 들어갈까 걱정이 되어, 나를 못 나가게 할 구실을 찾으려고, 내가 출근하고 없을 때 몰래 설교집을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