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2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하느냐,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지속해 나가느냐, 하는 기로에서 고민과 갈등 속에, 차라리 이 역사가 진리가 아닌 거짓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난 16년 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성경책을 꺼내어 성경구절을 찾아가며 설교 말씀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전도관에서 깨닫지 못했던, 가려진 새로운 말씀들이 한 겹, 두 겹 껍질이 벗겨지며 분명하게 풀려지니, 도저히 부인하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현재의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이 역사를 따르기에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술, 담배 먹으며 살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 이제는 어쩌다가 잘못 걸려들어 호랑이 꼬리를 잡은 신세가 되었으니,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잡고 끝까지 따라가기도 어려워, 혼자서 남모르게 괴로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사람의 눈치를 살펴보니, 내가 서울에 가는 것도 반대하지 않고, 설교집과 녹음테이프를 가지고 찾아오는 김 집사와 박 성회장을 대하는 것도 별로 싫어하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었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다가, 얼마 지나고 나서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해 보았습니다.

집사람은 그동안 16년이나 하나님을 떠났던 남편이 자기가 나가는 교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잘못 들어갈까 걱정이 되어, 나를 못 나가게 할 구실을 찾으려고, 내가 출근하고 없을 때 몰래 설교집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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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

고 녹음테이프를 듣다가는 감동을 받아 정신없이 빠져 들어가면서도 내게는 내색을 하지 않고, 도리어 내 눈치만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1983년 6월 12일 주일날, 온 가족이 서울 예배에 참석하기로 결심을 굳히기에 이르렀습니다. 그토록 길고 긴 방학에서의 개학, 그것도 앞선 첫 번째 감람나무 역사에서 잘림을 받고 상처를 받아 굳게굳게 걸었던 어두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두 번째 이어지는 감람나무의 역사 가운데 들어올 때, 나에게 새 소망의 참 빛을 비추어 주시니, 뼛속 깊은 곳으로부터 지난 16년의 세월 속에서 더러워지고 응어리졌던 그 모든 죄악들이 쏟아져 나와 통회의 눈물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나와 같은 누추한 인생까지도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금 소망의 빛 가운데 인도해 주시어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신 내 생명의 주님 앞에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5월 1일, 처음 몇 사람이 반신반의 속에 서울 예배에 참석하던 것이 6월 12일에는 청주 방송국 밑에 전세 계약을 하고, 7월 14일에는 제2의 감람나무 역사가 시작된 지 10년 만에 하나님의 사람을 모시고 에덴성회 청주교회의 개회예배를 성대하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처음 감람나무 역사에서 청주 제단(전도관)을 시작할 때, 까까머리 고등학생으로서 미약한 힘이나마 온 정성을 다해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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