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2

김 집사의 체면상 5월 1일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약속은 했지만 별로 마음이 내키지도 않고, 안 갈 수도 없어 머뭇거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어디서 들었는지,

“여보, 당신 오늘 가는 데가 어디인지 알고나 있는 거요?” 하고 묻기에 “몰라. 나도 술김에 약속을 해서 안 갈 수도 없으니 오늘만 다녀올게.” 하니까, “서울에 가더라도 정신 바싹 차려요. 거기가 에덴성회라는 이 감람나무가 있다는 곳이라니까, 내려올 때 그 사람들(박 성회장과 김 집사)이 다시는 찾아오지 못하게 딱 잘라서 거절하고 오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속으로 “이 감람나무? 별 미친 사람들이 다 있군.” 하면서 약속한 장소에서 에덴성회 미니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면서도 ‘공연한 약속을 했구나.’ 하고 후회를 하면서 천안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운전기사(신경희 집사)가 자기소개를 하고는, “이 역사가 틀림없는 두 번째 감람나무 역사이니만치, 여러분은 축복을 받은 분들입니다. 오늘 하나님의 사람을 통하여 많은 은혜를 받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하기에, 집사람의 말이 틀림없구나 싶어, 한 번은 속았지만 절대로 두 번은 속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면서 서울에 도착해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제단에 들어가 보니 예배가 시작되어, 박수를 치며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그것은 옛날의 이만제단이나 오만제단에서와 같이 은혜를 갈망하는 간절한 모습들이었습니다.

이어서 단에서 설교하는 분을 보니, 나이는 젊어 보이지만, 옛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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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

장로님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고, 목소리까지도 닮아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별 것을 다 흉내 내는구나.’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주의 깊게 설교를 들어보니, 내용이 옛날 전도관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새로운 말씀인데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것은 도저히 흉내나 연구해서 하는 것이 아닌 것 같고,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의 진지한 모습에 여기에는 뭔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절대로 다시 속으면 안 된다는 마음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 동요를 누르면서 예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박 성회장에게 이끌려 들어가 안찰을 받았습니다. 옛날 장로님께는 수없이 받았어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어찌나 아픈지, 나는 한참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집사람은, 어떻게 됐느냐, 다시는 그 사람들을 못 오게 했느냐, 하고 눈치를 보면서 묻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아니, 뭔가 좀 이상한 것이 있는 것 같아. 좀 더 알아보아야겠어.” 하고 대답하니 “이 양반, 또 넘어간 모양이군.” 하면서 은근히 걱정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그 후 나는 보이지 않는 이상한 힘에 이끌리듯 설교집 ‘에덴의 메아리’을 보고,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서울로 예배를 보러 다니게 되고, 날이 갈수록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 들어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앞선 전도관 역사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도 깊고 컸기에, 다시는 속으면 안 된다는 강박감과 의식적인 거부감으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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