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 나르면, 저녁에 일당 700환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가운데 살아왔습니다. 하루 700환씩 받는 품삯에서 십일조를 떼고 식구들의 입에 풀칠을 할 봉지쌀을 사고 나면 버스 값도 남지 않아, 청량리에서 동대문까지 줄곧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늘 배가 고픈지라, 길가에서 구워 파는 국화빵이 그렇게 먹고 싶어도 한 번 사 먹어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남의 심부름을 해 주고 과외 돈이라도 생기면 그대로 감사 헌금을 하였습니다. 내가 이렇게 하나님께 바치면 나중에 하나님께서 더 많이 갚아 주시겠지 하고 기대해서가 아니라, 적은 물질이나마 하나님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바쳤던 것입니다.
하루는 내가 우연한 기회에 장화 하나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나는 이 장화는 나보다 우리 교회의 전도사님에게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어머니더러 담당 전도사님에게 갖다 드리게 하였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매우 흡족하였습니다. 갠 날이나 궂은 날이나 한 생명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전도사님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도와 드렸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나는 여전히 다 떨어진 운동화를 질질 끌며 질퍽한 길을 젖어서 지나가다가 문득 장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 장화를 내가 신는 건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니지, 나는 혼자 몸이지만, 전도사님은 공적인 구령 사업을 하시는 분이 아닌가.’ 이렇게 속으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