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8

도망갔던 것입니다. 그는 니고데모처럼 위신상 주님을 숨어서 남몰래 믿어 온 사람으로, 그가 주께서 운명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고 하자 총독은 깜짝 놀랐습니다. 죄수들이 십자가에 달려서 전신의 피를 다 쏟고 목이 타서 죽게 되자면 며칠씩 걸리는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지 몇 시간이 안 되어서 시체를 달라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독은 백부장을 시켜 사망 여부를 확인하고 시체를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강도들은 아직 시퍼렇게 살아서 몸을 뒤틀며 신음하고 있는데, 예수의 시체만 십자가에서 내릴 수는 없는 일이므로, 두 강도의 다리를 꺾어 곧 죽게 한 다음, 세 사람의 시체를 동시에 내렸습니다. 두 강도는 주님이 일찍 운명하신 덕분에 그만큼 고통을 덜게 된 것입니다. 주님은 이미 돌아가셨으므로 다리뼈를 꺾을 이유가 없었습니다.(요19:36, 시34:20) 유월절에 어린 양의 뼈를 꺾지 않고 고기를 먹으라는 것은 바로 주님에 대한 예표인 것입니다.(출12:46) 이때 육을 벗어난 주님은 당신의 시체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광경이며, 그 밖에 당신의 시체를 다루는 모습을 환히 내려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주님의 시체에 몰약, 즉 방부제를 바르고 정한 세마포로 싸서, 자기가 죽으면 들어가려고 마련한 바위 속에 판 자기의 무덤에 넣어 두고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에 갖다 놓았습니다. 아무도 감히 주님의 시체를 건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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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

것을 보면 아리마대 요셉은 믿음이 독실하고 의리도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당대의 부자요, 출세하여 총독도 마음대로 대면할 수 있던 사람으로서 이만큼 성실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물론 여기에는 여호와의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입김이 작용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사53:9)

안식일이 지난 다음 날, 그러니까 일요일 새벽 미명에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는 생전에 존경하여 마지않던 스승의 무덤을 몰래 찾아갔습니다. 장사 지낸 지 사흘이 되던 날에 비로소 주님의 무덤을 찾게 된 것은 그 중간에 안식일이 끼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무덤은 주께서 처형을 당한 골고다에서 조금 떨어진 양지바른 곳이었습니다. 무덤 속은 작은 동굴로 되어 있고, 복판에 돌로 된 받침대가 있어 그 위에 시체를 안치하게 되어 있으며, 주위에는 몇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들 눈앞에 이변이 나타났습니다. 무덤에 못 들어가게 막아 놓은 돌이 굴러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주님을 안치해 놓은 자리에는 세마포 옷만 남아 있고, 주님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녀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생전에 주님으로부터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사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도저히 상상조차 못할 일이므로 귀 밖으로 흘려버리고, 으레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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