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더러 가나안으로 못 들어간다고 말씀하시다니, 이건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모세는 눈앞이 캄캄하고 머리가 아찔하였습니다. 그는 황급히 땅바닥에 이마를 조아리고 여호와에게 간구하였습니다. “일찍이 여호와께서 불러 주시매 나섰고, 가르쳐 주시매 알았고, 이끌어 주시매 이날까지 이 백성을 끌고 온 제가 아니오리까. 그러하온데 이제 와서 제가 그 땅에 못 들어간다니 어찌된 일이옵니까? 여호와여, 저로 하여금 그리로 들어가게 하옵소서. 그것이 저의 유일무이한 소망이었나이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가슴을 치면서 세 번 여호와께 똑같은 간구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비로소 여호와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에게 더 간구하지 말라.”(신3:26) 이때의 모세의 비통한 심정은 모세밖에는 모를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역시 위대하였습니다. 나중에 그는 기도의 제목을 달리하여 여호와께 간구하였습니다. “여호와여, 그럼 저는 못 들어가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광야에서 저를 따르던 이 동포들은 어찌되는 것입니까? 저는 여기서 쓰러져도 좋으나, 이 당신의 백성들은 건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민27:16-17) 이번에는 곧 여호와께서 기도에 응답을 주셨습니다. “내가 이미 예비한 여호수아가 있으니, 네 소임을 그에게 인계하여라.”(민27:18-20)
이리하여 여기서 하나님의 역사에 세대교체가 단행되었습니다. 만일 이때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에 불응하고 버티면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