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해 어디에 숨어 있다고 곧이곧대로 대어 성도들이 몽땅 잡혀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경우에는 율법을 지킴으로써 오히려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고 화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모세의 율법은 믿음에 이르는 길잡이에 불과합니다.

믿음이란 주의 성령을 마음속에 모시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날에도 이 율법주의의 횡포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령 누가 성령을 받고 본의 아닌 죄를 저질렀을 경우에 크게 회개하고 끊긴 은혜의 연결을 받았는데, 교회에 나갔더니 단상에서 그의 죄상을 들어가면서 지옥을 면치 못할 마귀새끼라고 때렸다면 그는 실망한 나머지 타락해 버리기 십상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성경 66권을 통틀어 ‘천당행’과 ‘지옥행’을 구분 짓는 율법으로 간주하고, 이 길을 가면 천당이다, 저 길을 가면 지옥이다, 이걸 지키면 구원이다, 못 지키면 개죽음이다, 하는 식으로 가르치기도 합니다. 이것을 율법주의의 대표적인 표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구원받을 자는 하나도 없으며, 따라서 기독교는 간판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나는 앞에서 신약시대에 와서는 또 다른 보혜사 성령을 받게 되어 있으며, 그렇게 되면 모세의 율법 대신 자유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 모세의 율법과 자유의 율법은 어떻게 다른가? 그 차이점에 대하여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가령 통장에 100만 원의 예금을 한 사람이 어떤 상점에 갔다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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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원 한 장을 살짝 훔쳤을 경우와, 세 끼를 자식들과 내리 굶다가 기진한 나머지 국수라도 사들고 가려고 어느 집에서 100원 한 장을 훔쳤을 경우에 모세의 율법은 무조건 두 사람을 똑같이 범죄자로 취급하게 되어 있는 반면에, 자유의 율법은 각각 범죄자의 정상을 참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똑같이 100원을 훔쳐도 처지와 형편에 따라 다스리게 됩니다.

사실 율법으로 죄를 구분 지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정상이 천태만상(千態萬象)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임하면 각자의 사정과 처지를 두루 통찰(通察)하여 그 마음과 생각에 새겨진 자유율법으로 이끌림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명시된 일정한 율법을 따를 필요가 없이, 스스로 헤아려 일을 처리하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 율법은 10계명이 아닌 10억 계명도 더 되는 무수한 것이며, 차라리 ‘무계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성령을 받은 사람에게는 자유의 율법이 필요하고, 성령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10계명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오늘날 은혜가 율법에 의해 매장된 경우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영으로 시작하여 육으로 그치면, 그동안의 모든 수고가 헛것이 되고 만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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