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의 치열한 싸움을 치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온 세상의 마귀들이 총공세를 펴는 가운데 주님은 바윗돌을 부둥켜안고 여호와에게 간구하였습니다. “아버지여, 만일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소서!”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겠습니까? 죽음과 대결하는 주님의 몸부림입니다. 이와 같이 기도를 올리고 좀 떨어진 제자들에게 와 보니, 그들은 마귀에게 사로잡혀 이미 잠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겠습니까! 주님은 다시 바윗돌을 움켜 안고 하나님에게 같은 호소를 되풀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아무 응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세 번째로 간청을 드렸습니다. 피가 온통 다 머리에 몰려 소위 고혈압 증세를 일으킨 가운데 전신에서 진땀이 핏방울 흐르듯 떨어지게 되자 여호와께서는 천사를 보내어 힘을 주시매, 그제야 주님은 평온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시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순교자들의 경우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스데반이 죽음의 공포를 이긴 것은 아닙니다. 주께서 힘을 주실 때 비로소 자신이 생겼던 것입니다. 성령이 충만히 임하지 않으면 목숨을 내던질 수 없는 것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죽으신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실 것을 아신 주님도 죽음의 공포를 느꼈거늘, 다른 사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라 하겠습니다.

당시에 로마에서 이방인을 사형시킬 때 십자가에 사흘, 혹은 닷새씩 매달아 놓고 말라 죽게 하였는데, 손과 발에 쇠못만 박으면 온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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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

이 축 늘어지므로 미리 쇠고랑으로 손발을 고정시켜 놓고 못을 박았습니다. 주님은 되도록 십자가 나무 형틀에서 당하는 고통을 줄이고 빨리 운명하시기 위해 미리 식음을 폐한데다가, 끝에 쇠갈고리가 달린 로마 병정들의 가죽 채찍에 맞아 살이 문드러지고 찢어져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에 몸이 극도로 쇠약하고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십자가에 달려 양손과 양발에 쇠못을 박는 순간 부지중에 커다란 신음 소리를 내어,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마리아와 제자들은 너무나 애처로워 귀를 막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내가 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주께서 나에게 친히 보여 주신 하나의 처참한 광경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 주께서는 당신을 죽이는 무리들을 위해 “저들을 용서하소서!” 또 “아버지여, 내 영혼을 받으소서!” 하고 기도하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이미 죽음을 이길 힘을 갖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양쪽 강도들과는 달리, 십자가에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운명하시기까지 주님은 십자가에 여섯 시간 매달려 계셨습니다. 돌아가신 후 로마 병정들이 창으로 옆구리를 찔러 등 뒤로 창이 삐어져 나오기까지 하였으며, 전신의 피를 모조리 쏟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피가 지금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겠습니까? 오늘날 여러분이 그 피를 이 부족한 사람을 통하여 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즉 십자가의 피는 오늘날 영의 양식으로 화하여, 이 손길을 통해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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