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적인 호칭이요, 하나님의 아들, 곧 메시아라고 부르는 것은 영적인 호칭입니다. 그러므로 전자는 육에 속하게 되고, 후자는 영에 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의 입에서 오묘한 말씀이 터져 나오고, 벙어리가 말하며,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등 희한한 권능을 행사하게 되자 어리둥절한 사람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저 사람, 예수가 아니냐. 어제까지 목수 노릇하던 사람이 병을 고치다니, 저 사람 언제 이런 재주를 다 배웠어. 혹시 요술이라도 부리는 거 아닌가?” 이것은 분명히 이들의 불찰입니다. 설사 어제까지는 대패질과 못질에 골몰하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오늘 그 입과 그 손에서 큰 권능이 나타나면 그를 달리 보고, 적어도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을 해야 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왜? 인간 예수를 비방한 것이 되기 때문에. 이것이 곧 주님이 말씀하신 ‘인자를 거역하는’ 것입니다.(마12:32)
그런데 이와는 달리 “그 사람의 말과 행실이 아무래도 우리가 전에 알고 있던 예수는 아니더라. 하나님의 아들의 자격이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큰 권능을 행사할 수 있겠나.” ― 즉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바리새인처럼, “저 사람 사귀가 들렸다. 바알세불을 힘입어 저런 이적을 행한다.”(마12:24)고 비방하면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는 것이 됩니다.